여행 후기
2023년 2월 | 건축알못의 유럽건축 덕질기행
쌐
2026. 9. 28 · 조회 오늘 0 · 전체 0 · 댓글 0
군대에 있을 때부터
**“전역하면 유럽여행 가야지.”**
라며 노래를 부르던 저는 전역하자마자 유럽여행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유럽건축기행이 뙇!!!**
건축학도로서 이건 운명임을 직감하고 바로 신청했죠.
근데...
**나 건축알못인데?**
아는 거라곤 유명한 건축가 몇 명이랑 대표작 몇 개가 전부인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아는 게 없으니 가서 뭐가 보이긴 할까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표를 정했습니다.
**‘좋아하는 거 마음껏 보고 오자.’**
관심사가 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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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시작된 건축기행
2월 4일, 본격적인 여행 첫날.
1학년 때부터 귀에 박히게 들었던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를 방문했습니다.
사진으로도 보고 모형으로도 만들어봤지만 직접 가서 보니 훨씬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같이 간 조원들 중 건축을 잘 아는 사람도 있었고 운영진분들의 설명도 들을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지식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 전에 했던 걱정은 아무 쓸모가 없었습니다.
### 현지 건축가와의 만남
같은 날 오후에는 현지 건축가를 직접 만나고 생드니 시내와 건축연구소를 방문했습니다.
이건 정말 **건축기행이기에 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단순히 건축물을 보는 것을 넘어 현지에서 실제로 건축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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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기행인데 자유시간도 많다
다음 날에는 파리 시내 자유시간!
건축기행이라는 테마가 있지만 생각보다 자유시간이 많아 제가 가고 싶었던 곳들을 충분히 찾아갈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여행에도 어느 정도 적응했고 파리의 랜드마크들과 루브르 박물관까지 보고 나니
**‘아, 이제야 정말 유럽여행을 왔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삿날에는 이동 중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에 들렀습니다.
직접 보고 나니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어? 나 르 코르뷔지에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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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부르크와 스트라스부르
그 이후에는 프라이부르크, 스트라스부르 등을 방문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분위기가 함께 느껴지는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운 중소도시의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건축기행 방문 도시 중 최고는 스트라스부르**라고 확신합니다!
스트라스부르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대성당**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제가 고딕 성당 덕후라 이번 여행에서 정말 넘치도록 보고 왔습니다.
### 프라이부르크 대성당
처음 들어가 본 고딕 성당이었습니다.
직접 내부로 들어가 보니
**‘이런 게 고딕이구나.’**
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어서 강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대성당
하지만 다음 날 본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대성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건축의 3요소인 **구조·기능·미가 꽉 채워진 커다란 삼각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쾰른 대성당
한참 뒤에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쾰른 대성당**도 방문했습니다.
솔직히 생각했던 것만큼 멋지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고딕 건축 기술의 정점에서 만들어진 듯한 극단적인 수직성을 직접 보면서는 경이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생트샤펠
마지막 파리 자유시간에는 **생트샤펠**에도 갔습니다.
왕궁 예배당다운 최고의 화려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고딕 성당은 정말 원 없이 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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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다
### 비트라 캠퍼스
알바로 시자, 자하 하디드, 프랭크 게리 등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는 **비트라 캠퍼스**.
비트라에 대한 사전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갔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새롭게 알게 된 건축가들도 있었고, 건축가마다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건물들을 한자리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스위스 바젤에서는 렌조 피아노의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을 방문했습니다.
이런 순간에 조별 활동의 장점을 느꼈습니다.
**내가 모르던 장소를 다른 사람을 따라가서 알게 되고, 서로 새로운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혼자 여행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공간을 다른 사람 덕분에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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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만 덕질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뮌헨으로 이동하는 날에는 슈투트가르트에 들렀습니다.
포르쉐와 벤츠의 도시.
저 같은 차덕들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죠.
그런데 자유시간이 고작 4시간....
눈물을 흘리며 **포르쉐 박물관**만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덕질기행 버킷리스트 하나는 제대로 채웠죠.
뮌헨은 개인적으로 건축적으로 크게 끌리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덕질을 위해 **BMW 박물관** 방문.
독일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박물관 건물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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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르 코르뷔지에
베를린에서는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건축기행에서 본 마지막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이었습니다.
여행을 돌아보면 혼자 왔거나 다른 방식의 여행을 했다면 굳이 찾아가기 어려웠을 장소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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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베를린 노잼 도시래?
별걸 다 덕질하는 잡덕의 또 다른 방문지.
베를린 자유시간에는 **자연사박물관**에 갔습니다.
**누가 베를린 노잼 도시래. 꿀잼인데!**
다음 날의 테마는 인문학 투어였습니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과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의 유리돔 등을 돌아보며 현대 독일이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바라보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운영진 인문학 투어를 통해 근현대 베를린의 중요한 장소들을 돌아보며 설명을 들었고, 저녁에는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건축을 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지만 그 건축물이 만들어진 역사와 사회까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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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건축가를 직접 찾아가는 재미
낮에는 근대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에도 갔습니다.
좋아하는 건축가의 작품을 직접 찾아가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안도 다다오의 **랑겐 파운데이션**.
건축가 특유의 스타일이 강하게 묻어나는 공간이어서 3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건축가를 차례로 직접 만나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쾰른 옆 뒤셀도르프에서는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프랭크 게리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수할 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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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하지 않았던 로테르담
네덜란드로 넘어와서는 로테르담에서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네덜란드 건축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별다른 기대가 없었는데...
로테르담에서 개성 있는 현대건축물들을 보고 **호감도 급상승.**
특히 강렬한 노란색과 독특한 형태의 **큐브하우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델프트 공대
델프트 공대를 방문해 현지 학생을 따라가는 가이드 투어를 하는 귀중한 경험도 했습니다.
학문에 진심인 학교의 모습을 보니 건축학도로서 열정이 생기...
**ㄹ 뻔했습니다.**
이제 개강해서 열정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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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파리,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마지막에는 다시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첫 번째 파리 자유시간에 가지 못했던 **오르세 미술관과 퐁피두센터** 등을 찾아갔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좋아하는 인상주의 작품들을 잔뜩 보고,
학교 수업시간에도 질리도록 들었던 퐁피두센터를 실제로 마주했습니다.
수업에서 사진과 도면으로만 보던 공간을 여행의 마지막에 직접 보고 있으니 이번 건축기행을 마무리하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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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알못의 덕질기행을 마치며
처음에는 3주라는 시간이 너무 길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여행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오히려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나 건축알못인데 가서 뭘 볼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녀보니 꼭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축가의 작품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잘 모르던 건축가의 작품을 보고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기도 하고,
조원들을 따라 내가 몰랐던 공간에 가보기도 하고,
건축 외에 자동차, 미술, 자연사처럼 원래 좋아했던 것들도 마음껏 덕질했습니다.
결국 처음 세웠던 목표였던
**‘좋아하는 거 마음껏 보고 오자.’**
는 제대로 이룬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좋아하는 것도 더 많아졌습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첫 유럽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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