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2022년 7월 I 예상 밖의 순간들이 선물한 감동, 그림일기로 남긴 유럽 여행
슈슈수
2026. 9. 8 · 조회 오늘 0 · 전체 5 · 댓글 0
이 사진은 항상 이번 여행의 메인을 나타내고 싶을 때 쓰는 사진이다. 고갱의 초창기 그림을 보며 내 취향이 아니라며 툴툴거리고 있을 때 오르세 박물관의 창문에서 멀리 보이는 에펠탑이 한순간에 그때의 공기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꼭 이랬다, 이 사진 처럼
뜻하지 않게도, 예상 밖의 일들이
오히려 나에게 더 감동을 주었던 여행이었다 :)
여행할때 쓴 그림일기
여행을 하면서 틈틈이 그림일기와 함께 일기를 썼다
사진을 바로 인화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더 기억이 또렷해지기 때문이다
그 날의 일기를 영상과 함께 여기 공개해보려한다
여행마다 인트로 영상을 만들어 놓고는
▼정작 완성된것은 파리1편 뿐
https://youtu.be/xmjT-EEjFPY
France
오베르수아즈,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노트르담성당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나는 어딜가도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소마다 주는 감동의 차이는 꽤 달랐다. 특히 인문학 여행이라는 테마에 맞게 여행을 하면서 점점 알게되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여기서 짤막하게 언급하자면 우리는 묘지를 두번이나 갔다.
프랑스 여행 첫날 또한 오베르수아즈에서 고흐의 무덤이 있는 곳을 방문했고, 다시 돌아오는 파리여행에서 페흐라쉐즈묘지를 방문했었다.
처음에는 '묘지는 왜 계속 가는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생과 사,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것인가, 나는 죽음 이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고 유럽의 과거를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Belgium
브뤼셀, 헨트
사실 일기는 스위스부터 시작된다.
Germany
하이델베르크, 슈투트가르트
Swiss
루체른, 인터라켄
[7월 23일의 일기-루체른]
빈사의 사자상은 옛 스위스 병사들이 나라가 가난했을 당시, 용병으로 참전했을 때를 돌아보게 하는 조각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서 만든 조각이라고 생각했으나, '정의'의 개념과 반대되는 진압세력의 편에서 그들이 싸운 모습, 정신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들이 정의로움 편에 섰다면 사자가 과연 빈사의 상태로 고통스럽게 죽게 되었을까?
그들에게 있어서 정의란 무엇일까, 충성인가 혁명인가
[7월 24일의 일기-인터라켄]
오후 4시 패러글라이딩 예약으로 오랜만에 늦잠을 나지막~하게 자려고했지만 텐트가 더워서 밖에 나와 돗자리를 깔고 그늘에서 다같이 낮잠을 청했다.
배를 기다리다가 다은이 겨드랑이 쪽에 벌🐝이 쏘고가서 웃으면 안되는데 웃겼다 껄껄,,배를 타고 가는 도중엔 행인 한분과 얘기하며 인터라켄 서역으로 이동했고, 스위스의 호수는 모두 에메랄드 빛이라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패러글라이딩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고, 생각보다 더 놀라웠다.
두세발 정도만 뛰었을 뿐인데 몸이 붕 떴고, 호수를 둘러싼 산의 풍경을 보고는 울었다
아마 행복하고 벅차올라서 인것 같다.
내가 이걸 할 용기를 냈다는것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스위스의 하늘을 날고 있다는 것도, 내 눈앞의 광경도 모두모두 벅찬 감동이었다.
캠핑장에 돌아갈 땐 배가 끊겨서 버스를 타고 갔고, 그건 또 그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돌아와서 우리는 호수에 발을 담그고 춤을 추며 웃고 떠들다가 밤에는 라면을 나눠먹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쏟아져 내렸다.
말그대로 쏟아져내렸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서 말없이 별을 보다가 들어가서 잤다.
스위스는 최고였다..!
France, Paris, Again
[7월 26일의 일기]
아침부터 바쁘게 장을 보고는(아 술더살걸) 10시 반쯤에야 출발해 도착한 몽마르뜨 언덕
몽마르뜨에겐 미안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밥먹고 뛰어갔기때문에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이 날 3조는 계속 늦어져서 전체에게 미안했다.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페흐라쉐즈묘지를 갔고,
'당시엔 뭐야 그냥 무덤아닌가, 왜가지? 샹젤리제거리가는 걸로 바로 일정 변경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도착해서 들은 단장님의 설명은 그 의구심들을 말끔히 씻어줬다.
특히, 우리는 차에서 이동할때 각자 읽은 책 이야기를 하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에 대한 줄거리를 얘기를 했는데, 그에 이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코만도(kommandos)와 다하우(DACHAU)수용소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새로운 시각에 크게 감명받았다. 하나로 구분지어 독일은 가해자, 유대인은 피해자라는 숲의 시선에서 그 안의 나무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6시쯤 도착한 샹젤리제 거리는 쇼핑을 하기엔 문을 많이 닫았던 상태.
예약하지 못해 코스요리는 못먹고, 각자 팀을 나눠 다녔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개선문을 향해 걷다가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고 시선이 향하는 곳을 갔다.
거리공연, 드럭스토어, 크레페..
출처 : 준형이 사진첩 해킹해옴
그러다보니 개선문을 둘러싼 하늘이 핑크빛이 되어있더라..!
에펠탑을 보러 갔을 땐 약 9시?10시? 예뻤다. 예뻤지만 눈에 담기보다 카메라에 더 담은 것 같아 다시 생각해보니 아쉬웠다. 한시간은 너무 짧았나보다.
[7월 27일의 일기-마지막 파리, 마지막 날]
마지막 날을 떠올리는 건 슬프다. 마지막 날을 쓰기까지 얼마나 오래 미뤄왔는지 모른다.
미뤄진 기억에 생생하지 않을 수도, 왜곡될 수 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나에게 이 날은 가슴 찡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날 처음으로 단체외식을 했다. 1시 예약을 앞두고 모두 신속항원검사를 했고, 파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코스요리는 선택이었다. 앙트레와 메인디쉬, 음료를 각각 골랐고 3조 전체 외식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후 코스에 따라 팀을 나눠 튈르리정원/파리바게트 팀으로 갈라졌다
'파리의 파리바게트', 이름만으로도 재밌다. 파바 알바 당시 직원분께 듣기만했던 그 빵집에 내가 직접 와있었다.
카페라떼를 다 쏟아버렸지만 검은 옷이라 상관없었다. 그냥 하나 더 시켰다.
꽤나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 파리의 유명한 홍차를 사러 뛰다시피 걸었다.
어찌저찌 마리아주 프레르를 찾을 수 있었다. 17유로인줄 알았다면 더 샀을텐데, 70유로로 들어버렸다.
이제와서 생각하는건데 dix-sept euro?라고 물어볼걸;
오자마자 차 안 정리를 하고, 저녁식사 준비도 하고, 해단식을 진행했다
마니또 발표가 있었는데, 내 마니또가 원진오빠라고는 진짜 전혀 생각못했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게 3조일줄이야,,그게 원진오빠일줄이야ㅋㅋㅋ,,,
마니또 발표가 끝난 후에는 각 조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밤인 만큼, 술을 마시며 서로에 대해 이야기했고, 많이들 나에게 칭찬해주고 사랑해줬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 당시 그렇게 한명씩 얘기해주지 못한게 내심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편지라도 뒷북으로 써보면서
이 후기를 슬슬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귀여운 지영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절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인 것 같아.
벨기에에서 나의 형편없는 여행플랜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자기는 npc라면서 마음대로 하라고 할때 나 진짜 고마웠어, 너 진짜 매일 껴안고싶어
러블리맡은 영은이, 같은 과후배일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공감되는게 많아 좋았고 , 내가 목아플 때 옆에 있어주고 조수석에서 열심히 원맨쇼해준거 고마워 진짜 이사할때마다 우리 예쁜 영은이 수고했어
똑순이 총무 시원이, 청하 닮아가지구 뽀뜩뽀뜩하게 너무 귀여운데 말도 똑부러지게 참 잘하고 꺼내기 어려운 의견도 술술 얘기해서 속으로 감탄하고, 네가 먼저 말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느낄때가 참 많았어
크고 예쁜 다은이, 키만큼이나 속도 깊어서 가장 어른스럽다고 생각했고 나도 모르게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아.
여행을 할수록 점점 다가오는 네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게 너무 감동이었어
준형이는 내가 장난도 많이 치고, 무심하게도 대했는데 우리 묵언수행 여행하던 날, 네가 무척 고마웠어.
말은 없어도 항상 주변 어딘가에 있던 네가 바로 옆에 와있을때 왠지 모르게 흐뭇하고 귀여웠어
원진오빠는 진짜 영남X강원이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해,,산마을 못잊어
혼자 여행하고 돌아와서는 그 경험들을 다 얘기해주는 것도 재밌었고 환하게 웃으면서 불러줄때도 고마웠어
견과류같은 사람이란 비유도 난생 처음 들어본 말이지만, 그냥 한 말이라도 난 아마 이 말을 오래 간직하게 될거야
우리 조 애기 한지,ㅋㅋㅋ왜 웃겨ㅠ? 무심한 것 같으면서도 잘 웃고, 주변을 살피는게 정말 어른스러운 것 같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운전자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더 배려해줘야할 것을 한지가 더 배려해줬구나 싶은게 있어
상호오빠는 참 멋있는 사람같아 아마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거야, 오빠도 한지랑 같이 운전자인데 매번 일 도와주고 텐트칠때도 돌덩이 땅에 힘으로 그냥 핀 박아버리고, 침착하게 운전해주니까 우리가 여행내내 재밌을수 있었던 것 같아
5호차 많이 탔었는데 목아픈 것 때문에 조수석에 많이 못탄게 미안하고 아쉬워..!
앞으로도 많이 보고싶겠지 다들, 나도 더 열심히 살고 있다가 보러갈게:)
그때까지 다들 몸 건강히 지내 ♡
어쩌면 혼자하는 여행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경험들.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 단장님, 부단장님
그 외 여행을 위해 힘써준 담당자분들께 마지막으로 감사인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사진 10장 모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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