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2022년 7월 I 사람 속에서 사람을 보며, 사람이 좋아지는 여행

박선우

2026. 9. 7 · 조회 오늘 0 · 전체 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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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집어드는 일 년 전에 신청한 친구들과 달리 나는 신청하기 직전에 신청해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아 사실 몇 번이나 고민을 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며 함께 여행이 얼마나 즐거울 수 있을까? 괜한 시간과 돈만 소비하고 나쁜 기억을 얻는 건 아닐까? 여행이 끝난 지금, 그때 두려움에 포기했다면 많지 못했을 행복과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 유럽 대장정이 인생에 오래도록 남을 만큼, 그리고 어떤 때에는 걷지 못할 소중하고 가치 있는 추억임을 지금은 안다. (2022년 7월 15일~7월 29일 + 7월 13일, 14일-나는 신청이 늦어 비행기 사정 때문에 이틀 먼저 들어왔는데 그것도 정말 재미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누구나 그랬듯 첫 만남에는 우리 모두 어색했다. 식구라적 식재료를 장보고 여행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었고, 마치 조별과제를 해치우듯 역할을 나누고 어설픈 계획들을 주고받았다. 그럼에도 파리에서 만나자마자 알던 얼굴들이 다시 보이니 반가웠다. 어색함을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은 여행 전에 만나는 걸 추천한다. 함께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 중 우리 조원들과 끈끈해질 수 있다는 건 분명 여행 전체에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조들은 실거리가 오리, 혹은 조별 구실도 정하는 것 같았지만 우리 조는 모든 일에 모두가 열심히 참여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서 식사부터 관광까지 이번 여행 때문에 밤을 불한, 불만도 없이 모두가 기쁘게 캠핑할 수 있었다. 캠핑이라는 낯설고 힘든 일을 즐겁게 하려면, 싫은 소리는 조금 삼키고 남들보다 더 일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그렇게 모두가 큰 남이 된 것 같다. 사소한 팀은 짧게 끝나고, 사실 여행 기간 동안 가장 즐거웠던 것은 에펠탑을 구경하거나 유로파크에 올라가는 시간이 아니라 캠핑장의 흐드러지는 날씨 속에서 우리 조와 자동차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었다. 유럽의 여름은 건조하고 아름답다. 어떤 일정과 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쫓겨 우리끼리 나눌 대화와 다른 유유와의 생각에 머물렀던 시간을 아쉬움 속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무엇을 듣고 배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10시에 자는 유럽의 해가 짧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핸드폰을 멀리 치워두고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자연 속에서 있다 보면, 편리한 도시에서 잊고 살던 ‘진짜 삶’을 살고 있다는 기이하게 기쁜 좋은 느낌을 느낀다. 유럽 여행이 아름답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여름, 그것도 이례적인 폭염을 겪은 유럽을 걸어다녔는데, 그럼에도 유럽은 그대로 아름다웠다. 2~3주의 여행에서 유럽의 느낌과 불편함은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사와 감사인사 두 마디만 잘 할 줄 알아도 큰 불편함은 겪지 않는다. 오히려 큰 길 하나의 문화로 무심한 친절함은 건축물과 어딘가 곳곳이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정말 맛보듯 즐길 수 있고,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조원들과 더 돈독해진다. 파리-벨기에-독일-스위스로 이어지는 여행 동안 감동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고, 각자 다른 매력을 풍기며 모든 장소가 한 군데도 빠짐없이 아름다웠다. 운 좋게도 영화 내내 날씨가 좋았다. 그러나 내가 왔던 해도 파리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도시와, 벨기에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골목, 그리고 독일의 웅장한 자연을 가르치고는 다닐 수는 없었다. 스위스의 환경적인 정취의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유여행 시간이 꽤 많으니, 각 도시 별로 가고 싶은 장소 한두 군데 정도는 정해 놓고 오면 훨씬 풍부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조사가 스트레스라면 마음 편히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잘 갖춘 이동을 찾아다니는 것만 해도 때로는 더 큰 추억이 되니까. 여행 내내 소매치기 당한 적 조차 없었는데, 단장 부단장이 알려주는 것들만 기억하고 기본적인 조심만 하면 우리 여행은 정말 안전해 여행이다. 방심은 언제나 사고를 부르는 것만 기억한다면, 자유여행 시간이 훨씬 즐겁고 즐거워진다. 완전한 자유여행이 아니라 인문학 여행이라는 큰 틀이 있는 여행이라는 점도 우리 여행의 엄청난 장점이다. 한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이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 구경에서 끝나지 않고, 그 나라의 현재를 구성하게 된 문화와 건축의 배경을 알게 되면 이해의 폭은 단순한 예쁨을 넘어 감동과 경이가 된다. 그리고 인문학을 결국 사람에 대한 학문이니까, 나아가서는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일도 돕는다. 첫 일정인 파리 여행 첫날, 첫 방문지는 페르라셰즈묘지라는 묘지였다. 유명한 파리의 무수한 여행지를 두고 어째서 묘지가 첫 방문지인지 다소 이해했었고, 나 역시 그랬다. 죽음이 지척에 있는 묘지를 걸어 도달한 한 책 앞에서, 1871년 파리에서 있었던 ‘파리 코뮌 사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굴욕적이고 무능한 정부 대신 노동자들을 위한 자치 정부를 세워 짧은 기간 동안 파리를 흘리며 지냈던 그날의 파리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날들을 기억하기 위한 벽과 그 역사를 나란히 수호하려 총살 문에 쌓여 붙들고 보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역사란 어떤 것인지 깊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민주화를 위해 피땀을 흘려준 3일간 광주에서 해방도시를 일궜던 역사가 있고, 그런 역사의 존재 방식에 오늘의 시간이 오늘과 같은 모습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아는 건 사실이 많은 일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봉준호의 죽음’ 속 등장하는 노래인 ‘제라가’의 역사가 묘역 앞에서 피로를 들은 간호사들의 앞치마를 형상화한 노래라는 사실은 아마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날의 배운은 여러 가지가 파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오르세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에도 파리 코뮌과 관련된 그림들을 볼 때면 페르라셰즈에서의 기억이 났다. 파리는 내게 이제 더 이상 그저 낭만적이기만 한 도시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도시를 실현했던 사람들의 삶과 숨결, 그리고 그 기록들이 여전히 아름답게 남아 있는 장소였다. 그 사실은 여행이 끝나고도 기억에 남았다. 여행의 시작 전, 카페에 앉길 자기소개에 이번 여행이 인생을 바꿀 특별한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썼었다. 여행이 끝난 지금, 포기할 수 있었던 순간에 포기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으로 느껴진다. 이번 여행이 정말 내 인생의 특별한 경험이 되었으므로. 인생에 남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건 분명 모른다. 하지만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행복하려는 준비가 된 상태에서, 아름다운 유럽을 여행하는 유럽대장정 속이라면, 나처럼 인생에 남을 만한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일이 보다 쉬워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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