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2019년 8월 I 뜨거운 여름날, 더욱 뜨거웠던 우리의 유럽
south
2026. 8. 30 · 조회 오늘 0 · 전체 3 · 댓글 0

이번 여름 떠났던 유럽은 나에게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 매번 방학마다 갔던 봉사활동이 끝나자마자 바로 출국을 하는 일정이었던 탓에 신청을 할 때도 내가 과연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무사히 꿈만 같은 18일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은 나의 지난 선택에 너무 만족한다. 확신하건데 2019년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은 충전인 유럽 대장정 7기를 다녀온 일이다.
11시간의 비행을 거쳐 도착한 유럽은 온통 그림 같았다. 저녁쯤에 도착해서 캠핑장까지 1시간가량을 차로 이동했던 것 같은데, 창밖에 보이던 모든 풍경이 다 너무 예뻤다. 내가 유럽에 온 게 맞나? 싶을 만큼 여행 초반에는 실감이 잘 안 났던 것 같다.
프랑스, 룩셈부르크, 독일, 체코, 스위스까지 5개국을 갔지만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국가는 프랑스와 스위스이다. 먼저 프랑스에서는 에펠탑과 개선문이 기억에 남는다. 두 곳 모두 이번 여행에서 자유시간을 처음 갖게 되었던 날 갔던 곳이다.
우리를 파리 시내 한가운데 내려주시고는 “7시 30분까지 다시 이곳으로 모이세요~ 해산!”이라고 하셨던 단장님의 말씀에 도대체 뭘 해야 하나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방황도 했었다. 그러다가 다른 조원에게 개선문 가보라는 추천을 받아서 개선문 위로 올라갔었다. 올라가는 계단은 상당히 힘들었지만 그 위에서 봤던 눈앞에 펼쳐진 파리 시내의 광경은 정말 멋졌다. 딱 해가 지기 시작할 때쯤이라서 붉게 노을이 지는 모습도 너무 예뻤다.
밤에는 다 함께 에펠탑을 보러 갔었다. 이제 겨우 유럽 3일차라서 모든 게 어색해서였는지, 눈앞의 에펠탑마저도 믿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참 예뻤다.
그리고 신기했던 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다시 자유시간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말 그대로의 여유를 즐겼다는 것이다. 그냥 빵을 사서 공원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자유시간이니까 해산이라는 말에 그렇게 당황했던 때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는 유럽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었다.
스위스는 자연경관이 정말 뛰어났다. 유럽을 다시 오게 된다면 스위스는 꼭 다시 오고 싶은 국가가 되었다. 패러글라이딩을 신청했는데, 15분가량 하늘에 떠있으면서 맞았던 바람도 시원했고, 어딜 둘러봐도 그림처럼 펼쳐진 광경은 눈부셨다. 이러니까 스위스 풍경으로 엽서를 그렇게 많이 만드는구나 싶었다. 친구랑 같이 아무것도 안 하고 벤치에 앉아 한참을 풍경만 바라봤는데도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
사실 유럽에서 내가 갔던 많은 곳들이 정말 멋졌고 기억에 남았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우리가 함께하는 캠핑생활이었다. 평생 할 캠핑을 이번에 다 한 것 같다. 생각보다 텐트가 좁았고, 샤워시설도 국가마다 캠핑장마다 다양했지만 모두 다 재밌는 추억으로 남은 것 같다.
특히 우리 조원들과 함께 밥을 해 먹은 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사실 여행 초반에는 다들 성향이 너무 달라서 조금 적응하기 힘들었었다. 본의 아니게 총무를 맡다 보니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진짜 힘들었었다. 하지만 지내면서 서로의 성향을 적응해나가고 인정하고, 더 많이 배려하면서 함께 지내는 게 점점 재밌어졌다.
나는 요리를 진짜 못해서 걱정이 많았었는데, 우리 조에 요리하는 센스가 있고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매번 맛있게 잘 먹었었다. 외식도 좋긴 한데, 생각보다 외식으로 먹는 음식들이 내 입에는 너무 짜기도 하고 비싸기도 했는데, 같이 만들어 먹으니까 재밌고 맛있었다. 게다가 우리 조가 요리경연 대회 1등도 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긴 이동 시간도 우리 조가 너무 좋아서 아마 잘 견뎌내지 않았나 싶다.
유럽을 다녀온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후기를 쓰기 위해 사진을 다시 보고 그때를 떠올리니 여전히 선명하기만 하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쏟아지는 과제를 감당하다가 문득 유럽에서의 사진을 돌아보면 그때가 참 많이 그립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힐링이 되기도 한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여행이었다.
낯설었지만 생각보다 금방 적응해서 더욱 놀라웠던 유럽이었다. 여러 캠핑장을 돌아다녔지만 항상 먼저 “hello”라며 인사를 해주시던 분도 많았고, 세탁기 앞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다가와서 자신의 세제까지 빌려주시며 우릴 도와주셨던 분도 있었다. 반갑게 먼저 인사해주시고, 먼저 도와주시던 분들 덕분에 유럽에서의 18일이 더욱 기분 좋게 남은 것 같다.
쏟아질 듯 펼쳐진 별 덕분에 그저 돗자리를 펴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밤도 있었고, 데일 듯 뜨거운 태양이었지만 눈부시게 푸르던 하늘의 낮도 있었고, 그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우리가 있었다.
텐트에서 같이 잠을 자고,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밥을 해먹고, 차를 타고, 구경을 하고. 특별할 것 없는 모든 것이었지만, 유럽이었기에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모인 우리였기에 특별했다.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모든 것들과 내가 많이 사랑한 우리를 남긴 여행이었다.
뜨거운 여름날, 더욱 뜨거웠던 우리의 유럽.
나는 아직 뜨거웠던 그 여름날의 유럽에서 살고 있다.




사진 11장 모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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